“피부가 물 먹어서 그런 줄 알았죠?”…목욕하면 손가락 쪼글쪼글해지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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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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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 흡수 때문이 아님
피부 신경 손상된 사람에겐 해당 현상이 나타나지 않음


▲ 목욕 후 쪼글쪼글 해져버린 손, 게티이미지뱅크

목욕탕에서 오랜 시간 을 담그고 나오면 손가락 끝이 쪼글쪼글해진다. 대부분의 사람은 “피부가 물을 먹어서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이 현상은 단순한 피부 반응이 아니다.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손가락의 주름은 신경계가 직접 개입해 만들어내는 생리적 반응이다.

▲ 수영 후에도 손 피부는 쪼글쪼글 해진다, 게티이미지뱅크

2000년대 이후 진행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손이 물속에 들어가면 자율신경계가 지시를 내려 손끝 혈관을 수축시킨다.

이때 혈관이 줄어들면서 손가락 안쪽 살이 움츠러들고, 겉피부가 당겨지며 주름이 생기는 것이다. 단순히 물이 피부에 흡수돼 생기는 ‘불어나기현상은 아니라는 얘기다.

▲ 물놀이를 하고있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이 현상은 특히 뜨거운 물보다 미지근하거나 찬물에서 더 뚜렷하게 발생한다. 피부가 수분을 흡수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신경계가 능동적으로 혈관을 조절해 물리적인 구조 변화를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신경이 마비된 손가락에는 주름이 생기지 않는다는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주름 현상이 인간의 ‘미끄러운 환경 적응 능력’과 관련이 있다는 설도 있다는 것이다.

쪼글쪼글해진 손의 마찰력
▲ 손이 쪼글쪼글 해졌을때 확실히 뭘 잡아도 덜 미끌린다, 게티이미지뱅크

손가락에 생긴 주름은 일종의 ‘타이어의 배수 홈’처럼 작용해 물이 있는 환경에서도 물건을 더 단단히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구조라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뉴캐슬대 연구진은 해당 주름을 통해 젖은 물건을 잡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실제로 주름진 손가락은 매끄러운 상태보다 더 많은 마찰력을 제공하며, 물체를 놓치지 않고 잘 쥘 수 있다는 것이다.

▲ 결국 생존을 위해 유지된 인간의 능력이였다, 게티이미지뱅크

결국 목욕 후 손가락이 쪼글쪼글해지는 건 단순한 수분 반응이 아닌, 뇌와 신경계가 설계한 정교한 반사 작용이라는 결론이다. 불편해 보이지만 실은 인류의 진화적 생존 능력 중 하나인 셈이다.

목욕할 때마다 손가락을 쳐다보게 되는 이유, 이제는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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