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물질이 걱정되면 숫자를 보세요…” 생수병 바닥에 코드로 피해야 할 플라스틱 재질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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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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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병 바닥에 있다

생수병
생수병 / 게티이미지뱅크

생수를 마실 때 우리는 물의 원산지나 정수 방식에는 관심을 가지면서도, 그 물이 어떤 용기에 담겨 있는지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병은 그저 물을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수병 바닥에 찍혀 있는 작은 숫자는, 그 병이 어떤 성질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알려주는 일종의 신분증이다.

이 숫자는 재활용을 위한 표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플라스틱의 화학적 특성을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 문제는 모든 플라스틱이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물을 담고 있어도, 병의 재질에 따라 특정 물질이 물로 옮겨갈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보관 온도가 올라가거나 햇빛에 오래 노출되는 상황, 또는 병을 여러 번 재사용하는 습관은 이런 차이를 더 크게 만든다. 그래서 생수병 바닥에 코드가 무엇인지 아는 일은 과도한 걱정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정보에 가깝다.

숫자로 플라스틱의 성질이 갈린다

생수병
생수병 / 게티이미지뱅크

플라스틱 용기에는 1부터 7까지의 숫자가 표시돼 있다. 이 숫자는 재질 분류 코드로, 각각 전혀 다른 구조와 특성을 가진 플라스틱을 의미한다. 어떤 재질은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어떤 재질은 특정 환경에서 화학 성분이 빠져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

많은 사람들이 이 숫자를 단순히 재활용을 위한 표식으로만 여기지만, 실제로는 용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뜨거운 물을 담아도 되는지, 재사용해도 괜찮은지, 장기간 보관에 적합한지 등이 모두 이 코드와 연결된다.

특히 문제로 지적되는 성분들은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 스티렌 등으로, 일부 연구에서는 장기간 노출 시 인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돼 왔다. 이런 성분이 모든 플라스틱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코드에서 더 자주 언급된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코드도 사용 조건이 중요하다

생수병
생수병 / 게티이미지뱅크

코드 1, 2, 4, 5에 해당하는 플라스틱은 식품 용기에 널리 쓰인다. 생수병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재질도 이 범주에 속한다. 이들 재질은 기본적으로 식품 접촉을 전제로 만들어졌지만, 그렇다고 아무 조건에서나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일회용 생수병으로 많이 쓰이는 재질은 낮은 온도에서 짧은 기간 사용될 때를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 냉장 보관 상태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더운 차 안이나 직사광선 아래에 오래 두는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또한 같은 병을 여러 번 채워 사용하는 습관 역시 권장되지 않는다. 플라스틱이 반복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미세한 변화가 생길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물과 접촉하는 환경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코드들 역시 ‘저온, 단기, 일회용’이라는 조건을 지킬 때 의미가 있다.

코드 3은 식품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

생수병
생수통 / 게티이미지뱅크

코드 3으로 표시된 플라스틱은 구조상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첨가제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 첨가제들은 열이나 빛에 노출될수록 외부로 빠져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성질 때문에 코드 3 재질은 식품이나 음료와 직접 접촉하는 용도로는 점차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사용을 제한하거나, 노출 위험에 대한 경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재활용이 까다롭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환경적 측면과 건강 측면 모두에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생수병이나 음료 용기에서 이 코드를 발견했다면 피하는 것이 무난하다.

코드 6은 익숙하지만 방심하기 쉬운 재질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 / 게티이미지뱅크

코드 6은 일회용 컵이나 포장 용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질이다. 가볍고 형태를 만들기 쉬워 널리 쓰이지만, 온도와 내용물에 따라 성질이 달라진다.

이 재질에서는 스티렌이라는 성분이 소량 나올 수 있는데, 특히 뜨거운 음료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과 접촉할 때 그 양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차가운 음료를 잠깐 담는 용도와, 뜨거운 국물이나 커피를 담는 용도는 같은 재질이라도 위험도가 달라진다.

편리함 때문에 자주 사용되지만, 반복 사용이나 고온 환경에서는 다른 대안을 고려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코드 7은 가장 조심해서 봐야 하는 숫자다

생수병
페트병 / 게티이미지뱅크

코드 7은 여러 플라스틱을 한데 묶어 놓은 분류다. 이 안에는 비교적 문제가 적은 재질도 있지만, 논란이 가장 많은 재질도 함께 포함돼 있다. 그중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비스페놀A가 사용된 폴리카보네이트다.

이 재질은 보관 조건에 따라 성분이 물로 옮겨가는 정도가 크게 달라진다. 실온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변화가 나타날 수 있고, 햇빛이나 뜨거운 물이 더해지면 그 속도가 빨라진다.

이 때문에 코드 7이 표시된 용기는 뜨거운 음료나 장기간 보관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만약 사용할 경우에는 성분 표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작은 숫자 하나가 생활 습관을 바꿀 수 있다

생수병
페트병 / 게티이미지뱅크

플라스틱 용기의 안전성은 재질 자체보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생수병 바닥에 있는 코드는 그 판단을 돕는 가장 간단한 정보다.

저온에서 한 번 사용하고 바로 버리는 용도라면 문제가 되지 않을 재질도, 반복 사용이나 고온 노출이 더해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생수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일회용 병은 가급적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뜨거운 음료는 플라스틱이 아닌 다른 재질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노출을 줄일 수 있다. 결국 병 바닥의 숫자를 한 번 더 보는 습관이,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꿔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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