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세는 효과 심리 실험, 지폐 만지면 통증·사회적 고통 덜 느껴

by 이승준 건강 전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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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 세은 집단이 통증과 사회적 배제 고통 덜 보고

돈
돈 / 게티이미지뱅크

돈 세는 효과는 지폐를 만지거나 센 사람들이 단기적인 신체적 통증과 사회적 고통을 덜 느낀다는 심리학 실험 결과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경영대학 캐슬린 보스 교수와 동료 연구진은, 돈에 대한 심리적 단서가 사람의 통증과 사회적 상처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러 차례 실험했다.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두 집단으로 나뉘어 한 집단은 고액 지폐 여러 장을 세게 했다. 다른 집단은 같은 크기의 무의미한 종이를 세게 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일부 참가자는 손가락에 밴드를 감은 상태로 뜨거운 물에 손을 담그는 통증 실험을 했다. 다른 일부는 컴퓨터 공 주고받기 게임에서 다른 플레이어에게 의도적으로 무시당하는 사회적 배제 상황을 경험했다.

뜨거운 물 실험에서, 실험 종료 후 통증 강도를 평가하게 했을 때 지폐를 세었던 사람들은 통증을 덜 느꼈다고 보고했다. 종이를 세었던 사람들보다 통증 점수가 낮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사이버볼 게임에서 따돌림 당한 후 정서적 고통 측정

돈
돈 / 게티이미지뱅크

사이버볼 게임에서도, 따돌림을 당한 사람들 중 돈을 만졌던 집단이 사회적 배제로 인한 정서적 고통을 더 약하게 보고했다. 소외감과 상처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미네소타대학 연구진은 이를 돈이 사람에게 일시적으로 심리적 방패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갔다. 돈 세는 효과는 신체적 통증뿐 아니라 사회적 고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참가자들은 컴퓨터 화면에서 공을 주고받는 게임을 하면서 다른 플레이어에게 의도적으로 무시당하는 상황을 경험했다. 이 사이버볼 실험은 사회적 배제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심리학 실험 방법이다.

돈을 만진 집단은 같은 따돌림 상황에서도 정서적 고통을 덜 느꼈다고 보고했다. 이는 돈이라는 상징이 사회적 상처에 대한 심리적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출 내역 떠올리면 통증 민감도 증가

가계부
가계부 / 게티이미지뱅크

연구진은 또 다른 실험에서 돈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상황이 고통 지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살펴보았다. 참가자 절반에게는 지난 한 달간 자신이 사용한 지출 내역을 최대한 자세히 떠올려 적게 했다.

나머지 절반에게는 지난 한 달간의 날씨를 떠올려 적게 하는 과제를 부여했다. 이후 두 집단 모두 앞선 실험과 유사한 뜨거운 물 통증 실험과 사회적 배제 실험을 경험했다.

각자 느낀 신체적과 정신적 고통의 강도를 평가한 결과, 최근 지출 내역을 떠올렸던 참가자들이 더 큰 고통을 보고했다. 날씨만 떠올렸던 참가자들에 비해 동일한 통증과 배제 상황에서 몸과 마음의 고통을 더 크게 느꼈다.

연구진은 이 차이를 지출을 자세히 떠올리는 과정이 돈이 부족하거나 돈을 잃었다는 느낌을 강화한 것으로 해석했다. 사람을 심리적으로 더 취약하게 만들고 고통에 민감해지게 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리적 자원감과 자기효능감이 고통 완화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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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 게티이미지뱅크

보스 교수 연구팀은 돈을 가지고 있다는 감각은 사람에게 강함, 자기효능감, 자원감을 느끼게 한다고 결론지었다. 돈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자신을 약하고 취약하게 느끼게 만든다고 밝혔다.

논문에서는 실제로 돈을 만지거나, 돈 사진이나 돈에 관한 단서를 접한 참가자들이 나는 강하다, 능력이 있다는 자기평가 점수가 높았다. 이러한 정서적 변화가 통증과 사회적 상처 지각 감소와 관련 있음을 보고한다.

돈 세는 효과는 단기 실험 상황에서 참가자들이 보고한 지각된 고통 정도를 측정한 것이다. 장기간의 우울, 불안, 만성 통증이나 실제 경제적 어려움을 치료하는 효과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 참가자는 주로 대학생으로 구성되어 있고, 문화, 연령, 사회경제적 배경이 다른 집단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프라이밍 연구 전반의 재현 가능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일상 전체에 일반화하기 어려운 단기 실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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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 게티이미지뱅크

단기 실험에서, 돈을 만지거나 돈을 떠올린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통증과 사회적 배제를 덜 고통스럽게 느꼈다. 반대로, 최근 지출과 돈 손실을 떠올린 사람은 동일한 자극에 대해 더 큰 신체적과 정신적 고통을 보고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돈이 단순한 교환 수단을 넘어서, 사람에게 심리적 자원감, 자기효능감, 강함과 약함 느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삶이 힘들 때 지갑에 지폐를 넣고 다니면 고통이 완화된다는 식으로 일상 전체, 장기 삶에 대한 처방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를 넘어선 해석이다.

돈 세는 효과는 지갑에 돈을 넣는 생활 요령을 제안하기보다, 돈이라는 상징이 인간의 심리와 고통 지각에 미묘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심리학적 통찰을 제공하는 데 의미가 있다.

에디터 한 줄 평 : 돈 세는 효과는 미네소타대학 연구에서 지폐를 만지거나 센 사람들이 단기적으로 통증과 사회적 배제 고통을 덜 느꼈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이는 돈이 심리적 자원감과 자기효능감을 높여 일시적으로 심리적 방패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장기간의 고통이나 실제 경제적 어려움 해결 효과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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