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했다가 펑하고 터졌습니다”, 20년 에어컨 기사가 경고하는 ‘실외기 사고’ 대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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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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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노후는 과열 원인
소형주택 안전 사각지대


통풍 부족이 과열을 유발한다

찌그러진 실외기
▲ 노후되어 외형이 망가진 실외기, 게티이미지뱅크

실외기는 작동 중 상당한 열을 발생시키는 장치다. 하지만 좁은 공간이나 밀폐된 발코니, 베란다 등에 설치될 경우, 열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이처럼 통풍이 제한되면 냉각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기계 부품이나 배선이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화재 위험이 커진다.

실외기 주변에 박스, 빨래, 종이 상자 등 가연성 물질이 놓여 있는 경우 화염이 확산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며 설치 시 최소한의 공간 확보와 환기 구조는 기본적인 안전 조건이다.

과열과 노후 전선, 화재의 씨앗

▲ 노후된 실외기, 게티이미지뱅크

실외기는 여름철 지속적으로 가동되며 고온 상태에 노출되기 쉽고 특히, 통풍이 원활하지 않은 공간이나, 이물질이 주변에 쌓인 경우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기기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에 전선 피복이 녹거나 내부 배선이 손상돼 불꽃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오래된 전선이나 불안정한 플러그 연결부도 주요 원인이다. 실외기 화재는 접촉 불량으로 인한 스파크와 먼지 축적이 겹치면서 순식간에 화염으로 번지게 되는데 문제는 많은 가정이 실외기 점검을 거의 하지 않고, 단순히 잘 작동하는지만 확인하고 넘어간다는 점이다.

설치·점검 중 사고, 안전장비는 필수

▲ 안전모와 보호장갑, 게티이미지뱅크

실외기와 관련된 사고는 화재에서 끝나지 않는다. 설치기사나 관리인의 추락 사고 역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난간 파손 또는 미끄러짐이 원인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안전수칙과 장비 착용이 필수로 안전모, 안전대, 고정 클램프 등 장비가 갖춰져야 하며, 작업 전에는 실외기 고정 상태와 운반 경로를 점검해야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을 이유로 보호장비 없이 작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규제의 사각지대, 소형주택은 취약

▲ 난간에 올려놓은 실외기, 게티이미지뱅크

공동주택에 대해 실외기 전용 공간을 의무화했지만, 30세대 이하 건물은 제외되는데 그 결과 소형 빌라나 단독주택, 다세대 주택은 여전히 외벽이나 난간 위에 실외기를 올려두는 방식이 구조적으로도 난간 하중 기준이 실외기 무게를 고려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위험 요소가 누적된다.

또한 설치 후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나사 풀림, 구조물 부식, 진동에 의한 이완 등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사적 공간에 설치되었다고 해도 실외기는 공공 안전에 영향을 주는 요소인 만큼 체계적인 관리와 지자체의 감독이 병행돼야 한다.

예방은 관리에서 시작된다

▲ 실외기 사고는 주변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 게티이미지뱅크

실외기 사고는 대부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문제에서 비롯된다. 실외기 주변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고, 통풍이 잘 되도록 설치 위치를 조정하며 특히 장기간 사용한 전선이나 플러그는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작동 중 이상한 냄새나 소음이 나면 즉시 점검해야 한다.

설치나 수리 시에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작업 중에는 반드시 안전장비를 착용하도록 해야 하며, 실외기를 단순한 가전기기 중 하나로 보는 인식을 넘어 ‘공공 안전에 영향을 주는 설비’로 관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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